| photo by guisec |
무릇 전망이란 것들은 대부분 틀리기 마련이죠. 한시간 뒤의 일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전망이라니....
하지만, 틀릴 줄 알면서도 또 무슨 일이 생길 줄 알지 못하면서도 가 보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니겠습니까?
해서, 한 번 전망해 봅니다. 수치를 기반으로 한 사전 조사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분히 당파적일 것입니다. 주관이 개입된 전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전망을 기준으로 블로거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결론 부분에 정리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7년의 블로고스피어는 양적 성장 질적 답보
2008년 얘기를 하기 위해 2007년 얘기를 하는 것이 순서일 듯 합니다. 옛날을 잠깐 짚어 봐야 앞날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테니까요.
2007년의 한국 블로그 계(또는 블로고스피어)는 한마디로 "양적으로 성장 했지만 질적으로는 답보 상태다". 라고 생각합니다.
양적 성장은 이런, 저런, 또는 이런 기사에서 검증할 수 있습니다. 미니홈피 사용자까지 포함해서 네티즌 10명 중에 4명이 블로거라는 분석을 내놓은 문제는 있지만, 주변을 둘러 보면 확실히 블로거가 늘어났다는 점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질적으로 답보 상태 라고 주장하냐 하면, 몇가지 중요 현상들이 질적으로는 오히려 답보 상태라는 점을 반증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현상들이란,
- 포털에의 종속도 심화: 2007년은 포털 블로그가 더 늘어 난 해 였습니다. 주요하게는 티스토리와 이글루스가 포털 서비스가 됨에 따라 종속도가 더 심화되게 한 계기였죠. 포털 서비스가 늘어났다는 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포털 서비스의 자기 폐쇄성이죠. 포털이 자기 폐쇄성을 버린다면 상황은 달라 지겠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현재와 가까운 장래는 자기 폐쇄성은 여전한 문제일 것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는 블로거들이 직면한 외부 환경의 문제입니다.
- 포퓰리즘(Populism) 또는 인기 영합주의: 포퓰리즘은 원래는 정치 용어입니다. 그러나, 포퓰리즘을 인기 영합주의라고 번역하면, 이 용어는 여러 영역에서 쓸 수 있습니다.
포털에의 종속도 심화가 블로거 외부의 구조적 문제라면, 포퓰리즘은 블로거 자신들의 문제입니다. 인기 영합주의, 이건 유혹이죠. 사람치고 인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블로거가 인기에 영합하게 되면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내지 않습니다. 자기 목소리를 개발하기 보다는 남의 목소리에 팔랑 거립니다. 또,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말초적 이슈 잡기에 더 시간을 들이게 됩니다. 이게 문제인 거죠.
- 종합 선물 셋트 블로그: 우리 주변에는 종합 선물 셋트 블로그들이 많습니다. 이 블로그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 보다는 종합 선물 셋트 블로그가 더 효과적인 블로그 운영 방식이라는 관념을 현재의 우리나라 웹 구조가 지원하고 있다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 낮은 링크 문화: 링크는 전체로서의 블로그의 생명이고, 새로 진입하는 블로그를 도와 주는 길이고, 블로그 영향력 그 자체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자기 글 쓰기에 바쁘고, 심지어는 남의 글 전체를 끌어다 쓰는 일이 자연 스럽습니다. 이래서는 블로거들의 영향력이란 커지기도 전에 사그러지고 맙니다.
2008년 우리 블로그 계 전망
| photo by Josef.Stuefer |
2007년이 양적 성장, 질적 답보의 해 였다면, 2008년 우리 블로그 계는 "양적 성장 지속속에 암중 모색, 그리고 질적 성장 가능성"을 보여 주는 해 일 것이라고 봅니다. 양적으로 성장하면 질 적인 전환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다만, 이 전환이 성장일 지 아니면 퇴보로 결론 날지는 블로거들 자신에 의해 결정되겠지요. 어쨌든 2008년도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까 생각해 봅니다.
- 새로운 층의 블로그 계 진입: 새로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 날 것이라는 것이죠. 새로 수혈되는 층 중에서는 아무래도 30~40 대가 많을 것이고, 이는 동시에 전문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기 전문 직업의 PR 도구로 블로그를 이용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임을 의미할 것입니다.
- 기업 블로그(Corporate Blog): 기아 자동차처럼 기업 블로그(Corporate Blog)를 시도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입니다. 작년에 이미 안철수 연구소, 엑스캔버스 TV 블로그등의 기업 블로그가 생겨났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 사내 블로그의 증가: 사내 블로그에 대해 약간 회의적인 의견도 있지만, 소통과 KM(Knowledge Management)을 위해 사내 블로그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대해서는 Iguacu Blog의 한국 블로그의 현황관 전망 중 III. 2008년도 한국 Blogosphere 전망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블로그 마케팅 시도의 증가 : 기업이 블로거를 연결하여 무엇인가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작년보다 더 늘어 날 것입니다. 그러나, 2008년은 이러한 블로그 마케팅이 근본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마케팅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해가 될 것입니다. 저라면, 이런 블로그 마케팅은 기획하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커뮤니티 마케팅의 관성이 있습니다. 이 관성속에서 블로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겠지만, 블로그는 다르다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한계가 드러나면, 결국, 블로그 마케팅이란 기업이 자신의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마케팅이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 개인 블로거들의 자기 정체성 찾는 시기: 정체성은 처음부터 인지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 찾아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블로그의 양적 성장은 블로그 계 전체로는 좋은 일이지만, 개별 블로거들에게는 도전입니다. 모래속의 보석이 되려면 자기 정체성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블로그 정체성이죠.
- 블로그 주제의 세분화: 블로그 정체성은 블로그 주제의 세분화로 정착될 것 입니다. 종합 선물 셋트 블로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말이죠. 블로그 계로 새로 진입하는 블로거들은 시작부터 세분화된 주제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 독립적인 블로거의 영향력 증가: 개인적으로 집단 지성을 그리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역사는 다수의 선택이 결국에는 진보의 방향으로 흐른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은 포털에의 종속성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영향력을 확보해 가는 해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솔직히 말하자면, 전망이라기 보다는 바램이 강합니다. 제 바램이 실현되려면, 블로거 자신의 정체성확보와 링크 문화의 정착이 필요할 것입니다.
- 개인 블로그 수익 모델 다양화와 풀-타임 블로거 증가: 2007년도에 풀-타임 블로거를 선언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따라해 볼 만한 수익모델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 블로그 수익 모델의 필요성이 모든 블로거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풀-타임 블로거들이 프로페셔널한 콘텐츠, 또는 다른 관점에서 지극히 블로그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이런 컨텐츠가 블로그 계에 주는 영향이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개인 블로그 수익 모델은 필요합니다. 2008년은 애드센스나 애드 클릭스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델의 사회적 적합성과 경제적 타당성에 따라 풀-타임 블로거들이 상업적으로 전락할 것이냐 아니면 여전히 영향력과 신뢰는 쌓아 갈 것이지가 결정될 것이고요.
과제와 결론
지금까지 믿거나 말거나 류의 2008년 한국 블로그 계 전망을 적어 보았습니다. 제 전망에 조금이라도 동의 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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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age by Rob Goodspeed |
- 내가 왜 블로깅을 하는지에 대해 점검해 보실 길 권합니다. 블로그 정체성은 내가 왜 블로깅 하는지, 내가 블로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블로그 정체성은 개인 브랜드로 연결될 것입니다.
- 블로그 목표를 세우십시요. 큰 목표 하나를 세우시고 구체적인 하위 목표를 세우세요. 구체적일 수록 좋습니다. "3월까지는 블로그 방문자 수를 000으로로 높이겠다." 든지, "다른 블로그에 60개 이상의 댓글을 남기겠다." 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렇게 구체적인 하위 목표를 세우면 무엇을 할 것인지도 명확해 질 것입니다.
- 블로그의 생명과 영향력은 링크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인식하세요. 머리로만, 말로만 하시지 마시고.
때로는 다른 블로거의 좋은 글을 소개하는 링크 포스트를 작성해 보세요. 블로그 글(포스트)을 쓸 때 마다 최소한 하나 이상의 다른 블로거의 글을 링크로 포함시키세요. 2008년도에 링크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면, 블로그 계의 영향력따위는 생각하지도 마세요.
그리고 즐블하세요.
어떤 목표를 세우시겠습니까? 우리 블로그 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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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라는 것을 몇년전에는 단순히.. 자기 생각을 말하는 공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너무.. "그들만의 리그" 만을 바라는것 같기도 해.. 두렵기도 하네요..^^;
얼핏 현대 사회의 소시민성을 보고 있는 듯도 합니다.
블로깅 환경도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보았을 때,
이런 류의 건강한 웹을 만들려는 노력이 담긴 글들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상당히 궁금합니다
멋진 글이네요.. 과연 올해는 블로그스피어가 어떻게 돌아갈지 일단 기대해봅니다.
맞는 말씀. 블로거는 인기에 지나치게 연연해서도 안되고 매일매일 바뀌는 대중의 눈에 맞추기 위해 이슈거리만으로 블로그를 채우는 것도 안된다고 봅니다. 분명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진중하게 블로그를 해가야겠죠.
이 한계가 드러나면, 결국, 블로그 마케팅이란 기업이 자신의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마케팅이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말이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요 좀 더 자세히 설명 해 주시면안될까요?
한 두 번의 짧은 댓글로 이해하기는 힘든 영역인 것 같습니다.
현재 제 머리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자면,
언급된 방식은 블로그 마케팅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커뮤니티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로그(블로거)들을 활용 한다는 것은 기존 커뮤니티마케팅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 보다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잘 못 진행될 경우 반감의 외연과 정도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한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의 접근 보다는 기업 자신이 자사 공식 블로그를 가질 때 접근이 훨씬 더 용이하고 자사 공식 블로그 자체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이 더 많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미 였습니다.
올해는 이에대해 공부하고 제 생각을 정리하여 포스팅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2008년은 이러한 블로그 마케팅이 근본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블로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 마케팅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해가 될 것입니다.
200% 공감합니다. 저도 이 주제에 대해서 최근들어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트랙백 자주 걸듯 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링크문화'라는 말에 깊이 동감합니다. 개인 수익모델의 다양화가 확장되지 않은 시점에서 블로깅이 자신의 브랜드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정착은 좀 어려운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일단..
개인 브랜드를 쌓는데는 블로그만큼 좋은 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어려운 시점이지만 긍정성도 볼 수 있는 해가 올해였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무엇이나 마찬가기겠지만,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군요.
모든 성공의 시작을 찾아보면 발견하는 이 단어, '열정'.
고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