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일부로 자리잡은 포도청을 관리하자면, 이슈를 쫓아 다니기가 쉽지 않다. 명색이 블로그에 관한 블로깅을 하는 블로거이지만 블로그 축제가 가타 부타 회자되고 블로거컨퍼런스 역시 서로 다른 철학을 가진 블로거들의 토론 소재가 되었다는 것도 사그라지는 불꽃 즈음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다.
블로그 축제에 관한 글을 찾아 읽으면서, 채 모든 글을 다 읽기도 전에 한 시간을 후딱 넘기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곤 블로그컨퍼런스에 관한 글에 대해서는 아예 몇 개만 추려서 읽어 보기로 했다. 아래는 내가 읽은 블로그컨퍼런스 관련글들. 읽은 순서대로.
- 블로거(그)에게 비판적 사고는 생명이다!
- 블로거 컨퍼런스 단상.블로그 근본주의란 무엇인가?
- 블로그 근본주의자들 닥/쳐/줄/래
- 블로거컨퍼런스의 가장 큰 문제는 블로거들 자신
- 부정적 사고주의자들이 끼치는 해악
아래는 단상들. 생각나는 순서대로.
#1. 블로그축제, 순수한 의미 그 자체로의 '축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마케팅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주최자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최초 아이디어는 공유했었지만 실제 진행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2. 블로거컨퍼런스, 마케팅 행사가 확실하다.
#3. 블로그축제는 일차적으로 시간이 되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아 이거 좀 애매하다.'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시간이 있었다면 어쨌을런지 잘 모르겠다.
#4. 블로거컨퍼런스는 주최가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라서 가지 않았다. (마침표 한 번 더.)
#5. 그런데, 마케팅 없는 세상이 어디 있을까? 블로깅하고 소통하고 RSS 구독자 수 늘리고 여기에 '효율적으로' 내지는 '좀더 빨리' 라는 개념이 추가되면 마케팅과 무관할 수 없다. 마케팅 하겠다는 데, 말릴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지극히 반사회적이지 않은 이상 거의 없다.
#6. 문제는 주류 미디어가 포착하는 블로고스피어는 블로그 축제, 블로거컨퍼런스, 파워블로거, 돈버는 블로거, 이런 것들이다. 블로그 축제나 블로거 컨퍼런스에 참석한 블로거 보다 그렇지 않은 블로거가 더 많다. 당연히 파워 블로거나 돈 버는 블로거 보다 그렇지 않은 블로거가 더 많다. 다수 대중이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비추어 지는 것은 옳지 않다. 다수 대중이 그렇지 않은데, 주목 받는 행사를 주최, 주관, 또는 후원하면서 다수 대중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더 옳지 않다.
#5. 하지만, '블로거(그)에게 비판적 사고는 생명이다!' 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오해하지 마시라. 비판적 사고는 생각하는 동물에게 필요한 것이다. 블로거(그)라고 해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물론, 부정적 사고주의자 운운하는 글에 대해 '비판적 사고는 생명'이라는 반론을 제기한 글이었던 것은 이해하고 있다. 다만, 내가 읽은 글 자체만으로 블로거컨퍼런스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그런 표현을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리장님이 느끼신대로 판단하기로 하고 나머지 얘기를 하기로 한다. 부정적 사고 주의자 운운 한 분은 그것이 그 분의 처세 경험일 것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점차 해 나가고는 있지만, 내가 상대방이 부정적인 의견을 낸다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순간 나 역시 상대방의 의견을 부정하고 있다는 논리적 자가당착에 부딪힌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상대방이 부정적 사고주의자라고 하는 순간 나 역시 부정적 사고주의자인것이다. 왜 자가당착인지 이해가 안된다면, 나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때문일 것이다. 이는 논쟁 거리가 아니다. 언급으로 족하다.
#6. 다른 글을 다 읽어 보지 못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로거컨퍼런스, 뭐가 문제였는지 잘 모르겠다. 주최측 보니까 다 기업이드만. 기업이 블로거 소통의 장 마련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면, 그 기업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이벤트 회사여서 그런 것일까? 네이버나 다음이 이벤트 회사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또 블로거컨퍼런스 같은 행사는 개인이 진행하기는 거의 힘들 것이다. 개인에게 후원하는 모습도 사실은 어색한 것이다.
나는 솔직히 회사 또는 단체를 하나 만들어서 블로거컨퍼런스 같은 행사를 주최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중에라도 다른 형식의 블로그 컨퍼런스를 만들런지도 모른다. 이런 건 주최, 주관, 후원 따위가 없으면 되지 않는다. 참가자, 주최자, 주관자, 후원자의 목적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을 동일한 장소로 모이게 하는 건, 주최측의 몴이다. 비판이 있다면 (비참가자의 비판까지 포함해서), 이를 수용해야 하는 것 역시 주최측의 몴이다.
#7. “블로거컨퍼런스의 가장 큰 문제는 블로거들 자신” 이라는 제목은 내용을 읽어 보지 않고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글이다. 글을 읽고 이해는 했지만, '블로거들 자신'이라고 하신 표현은 어른 스럽지 않은 표현이다. 할아버지 스럽다고 해야 할까.....
#8. 문광부, 지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블로그와 관련된 여러 행사를 지원한다는 것에 대해 나는 아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이미 기성세대에 속해 있는 나로서는 문화체육관광부 뿐 아니라 다른 정부 기관/단체가 민간 기업을 지원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고 바람직하다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물론, 지원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든지 한다면 문제 이겠으나 지원하는 것 자체를 가지고 문제를 삼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
#9. 블로그 근본주의자. 이 말을 처음 하신 분의 다른 글을 읽어 보지 못했으므로 자제해야 하지만, '~~근본주의' 라는 단어를 들으면, 역으로 '소아병', '소영웅주의' , 이런 단어가 연상된다. 이 참에 나도 좀 더 'Radical' 하게 글을 써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되고.
#10. 마지막으로 제목에 있는 한국 블로그 산업 협회 (KBBA)는 또 무엔가? 하시는 분이 계실텐데, 나도 보도 자료를 보고서야 알게 된 협회이다. 원래 이런 협회는 기업하는 사람들이 잘 만드는 단체이긴 한데, 뭐 이런 걸 보도자료로 만드나 하는 느낌도 없지는 않다. 블/로/그/산/업/협/회, 이름도 참 뭐시기 하고. “1.블로그 교육 사업, 2.블로그 관련 연구 사업 및 자료 발간, 3.비즈니스 블로그 세미나 및 행사 개최, 4.블로거들의 권익 보호와 정책 제안” 등이 앞으로 전개할 주요 사업이라고 하는데, 1번과 4번은 특히, 지켜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그래도 어쩔건가. 협회 만들어서 하겠다는데. 지켜 볼 따름이다.
結
단상을 나열해서, 게다가 제목을 조금 헷갈리게 잡아서 지금까지의 요지가 무엇인자 명확하지 않을 것 같아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무릅쓰고 한 문장(사실은 두문장, 내용으론 세 문장 ^^)으로 정리하면,
블로그 축제 나 블로거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보고, 비슷한 이유로 이런 행사에 대해 비판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사고주의자들의 부정적 사고라고 보는 것 또한 바람직한 사고방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비판의 수준·논쟁의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다른 한편에 있는 사람들을 근본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것은 소아병적 사고 방식이다.
덧: 이 글은 제가 읽은 다섯개의 글과 관련된 저의 단상이라 보통은 트랙백을 보내지 않지만, 내용상 제가 좀 과하게 표현한 부분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위 다섯개의 글에 트랙백 보냅니다. 흠... 두군데는 트랙백이 안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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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시원 시원 하시군요. 말씀하신대로 의도적으로 래디컬하게 적은 점이 있습니다.